문화일반
‘평화, 정의, 청빈’ 방한 4일 동안의 프란치스코 교황 ‘어록’
기사입력 2014-08-17 15:59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17일로 나흘째를 맞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첫 발을 내딛은 후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드렸으며, 16일엔 서울 광화문에서 ‘윤지충 및 123위 시복식’ 미사를 집전했다. 이어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들을 만나고 17일엔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 아시아청년대회 참석 등의 일정을 이어갔다.
그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과 연설, 기도 등을 통해 전세계와 한국민들에게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17일까지의 주요 메시지를 정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4일 동안의 주요 메시지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대낮의 열기와 한밤의 어둠은, 정의와 평화와 일치를 향한 불멸의 희망을 품고 있는 아침의 고요함에 언제나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사 32,17 참조)입니다. 그리고 정의는 하나의 덕목으로서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합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오늘 저는 한국 가톨릭 공동체가 이 나라의 삶에 온전히 참여하기를 계속 열망하고 있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젊은이들의 교육에 이바지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려는 정신이 자라나게 하여, 새로운 세대의 국민을 양성하는 일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고 자신의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전망으로 국가가 당면한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에 기꺼이 이바지할 준비를 갖출 것입니다.”(이상 14일, 청와대, 대통령과 정부 공직자들과 외교단과 만남 연설 중)

“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주교직을 받은 형제로서, 이 나라에서 하느님 백성을 돌보는 임무의 두 가지 중심 측면을 성찰해 보려고 합니다. 그것은 기억의 지킴이가 되고 희망의 지킴이가 되는 것입니다. ”

“희망의 지킴이가 된다는 것은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특히 난민들과 이민들, 사회의 변두리에서 사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시행하여, 한국 교회의 예언자적 증거가 끊임없이 명백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관심은 구체적인 자선 활동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 그것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 사회, 직업, 교육 수준의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서도 드러나야 합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사업적인 차원으로만 축소시키고, 모든 사람은 반드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자신의 인격과 창의력과 문화를 존엄하게 표현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연대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로 여겨야 합니다. ”

“한국 교회가, 번영되었으나 또한 매우 세속화되고 물질주의적인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목자들은, 기업 사회에서 비롯된 능률적인 운영, 기획, 조직의 모델들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기준을 따르는 생활양식과 사고방식까지도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기준보다 우선하여 취하려 하는 유혹을 받습니다. 십자가가 이 세상의 지혜를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잃어 헛되게 된다면, 우리는 불행할 것입니다! (1코린 1,17 참조) 여러분과 여러분의 형제 사제들에게 권고합니다. 그러한 온갖 유혹을 물리치십시오. 성령을 질식시키고, 회개를 무사안일로 대체하고, 마침내 모든 선교 열정을 소멸시켜 버리는 그러한 정신적 사목적 세속성에서 하늘이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를 빕니다.”(이상 14일, 서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강당, 한국주교들과의 만남 연설 중)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이 되기를 빕니다. 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빕니다.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빕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빕니다.”(15일, 대전월드컵 경기장,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 중)

“우리는 특별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인하여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다. 주님께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며, 형제자매들을 도우려고 기꺼이 나선 이들을 계속 격려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서 모든 한국 사람들이 슬픔 속에 하나가 되었으니,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그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삼종기도 중)

“오히려 한민족,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적 호기심과 종교적 진리의 탐구를 통해 촉발되었습니다. ”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여 일하도록 영감(靈感)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이상 16일, 광화문,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미사’ 강론 중)

“청빈의 복음적 권고를 통하여 여러분은 하느님의 자비가 힘의 원천일 뿐 아니라 보물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봉헌 생활에서 청빈은 ‘방벽’이자 ‘어머니’입니다. 봉헌 생활을 지켜 주기에 ‘방벽’이고, 성장하도록 돕고 올바른 길로 이끌기에 ‘어머니’입니다. 청빈 서원을 하지만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칩니다. 또한 순전히 실용적이고 세속적인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유혹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는 우리의 희망을 인간적인 수단에만 두도록 이끌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셨고 우리에게 가르치신 청빈의 증거를 파괴합니다.”(이상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연수원, 한국 수도 공동체들과의 만남 강론 중)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

“그러나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표현한다는 것이 언제나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죄인인 우리는 항상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세속 정신에 유혹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 중 세 가지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상대주의라는 거짓된 빛입니다. (중략) 두 번째로 세상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방식은 피상성입니다. 피상성은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기(필리 1,10 참조)보다는 최신의 유행이나 기기, 오락에 빠지는 경향을 말합니다. (중략) 또한 세 번째 유혹도 있습니다. 쉬운 해결책, 이미 가지고 있는 공식, 규칙과 규정들 뒤에 숨어 확실한 안전을 택하려는 유혹입니다. ”(이상 17일, 충남 서산 해미성지 아시아주교들과의 만남 연설 중)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사진=교황방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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